이른 아침에 잔세스칸스로 가는 기차를 탄 것은 오로지 거기에 풍차마을 있다는 이유하나 떄문이었다.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새벽기차를 타고 기차역에 내리면 아직 거리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이다. 마을은 작고, 아직 가게들은 문을 열지 않았다. 사람이 없는 텅빈 마을을 가로질러 강가로 나서면 뚝을 따라 길이 이어져 있다. 그 키 큰 가로수가 줄지어 있는 뚝방길을 걷다보면 선착장이 나온다. 거기서 작은 연락선을 타면 풍차 마을이다. 입구에 박물관이 있다. 그리고 개울을 건너면 초원이고, 그 초원을 지나 언덕길을 오르면 풍차가 거기에 줄지어 있다.
나는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 목가적이고 너무도 네델란드적인 여정과 풍경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그 초록의 평원에 한가로이 풀을 뜯던 젖소들의 눈망울까지 하나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풍차는 기계였다. 내부는 나무를 깍아만든 톱니바퀴들이 맞 물려서 큰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곡식을 잘게 부수는 기능인것 같아 보였다.
기계인 풍차가 왜 나에겐 그런 의미였을까. 낭만이고 향수이고 아쉬움이고 왜 그런 상징이었을까.
돈키호테는 풍차를 향해 돌진하고나서 무모하지만 실천력있는 인간형의 대명사라는 명성을 얻었다.
나는 풍차를 보고 감격도 돌격도 하지 못한채, 그냥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왔다. 가던길을 그대로 되 돌아서 돌아오는 길은. 언덕길. 초원, 개울가. 박물관. 부둣가. 연락선. 강뚝. 기로수 길. 작은 시골마을. 기차역. 기차. 암스테르담. 그런 순서였다.
화폐단위는 유로 Euro이다.